길을 이용하라
길을 이용하라
  • 김재용
  • 승인 2018.09.20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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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목회 칼럼 24

제주도에서 교역자 모임이 있어서 스텝으로 섬기는 일을 해야 했다. 운전을 하면서 후배 교역자들을 위해서 섬기게 되었는데, 흥미로운 경험을 하게 되었다. 제주도를 몇 번 씩이나 다녀왔음에도 불구하고 등산을 그리 좋아하거나 즐기는 편은 아니어서 한라산 등반을 도전해 본 적은 없었다. 해안가를 돌면서 명승지와 맛집 투어를 했어도 트래킹을 한다거나 등산을 해 보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런데 강사로 오신 분께서 제주도에 도착했으니 하루는 등산을 하시겠다고 하여 차량을 운행해서 탐방로로 모셔다 드렸다. 그리고 다시 돌아와서 일정을 진행하게 되었고, 하산을 알려올 때 하산 장소로 가서 다시 모셔왔다. 그분들의 경험담을 듣게 되어 한라산이 얼마나 변화무쌍한 곳인지 알게 되었다.

숙소에서 오전에 탐방로로 모셔다 드릴 때 안개가 낀 상태였다. 물론 숙소 쪽은 화창했다. 그리고 등산을 즐기던 분들은 비와 안개로 힘겹게 앞으로 앞으로 한 발 한 발을 떼어가면서 전진하였다고 했다. 한 등산객이 이렇게 물어왔다. “정상까지 얼마나 남았나요?” 그래서 정확한 거리를 알 수 없이 안개가 꽉 찬 상태였기에 스마트 폰에 있는 정보를 통해 약 10분은 남았을 것 같다고 답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세 발을 걸으니 ‘정상’을 알리는 이정표가 보였단다. 우리 인생이 이렇게 유사한 경우가 종종 발생하곤 한다. 햇볕이 내리 찌는 것 같았으나 거기는 구름이 끼고 비가 오고 바람도 불며 또 빽빽한 안개로 인해 시야 확보가 어려운 상황 같을 때, 지혜를 동원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일까?

등산 유경험자들은 혼란한 상황에 돌입하게 되면 있는 길을 따라 간다고 한다. 새로운 것을 해 보려고 이것저것 하면 혼란만 가중되고 명확한 길을 찾기 어렵다. 그냥 먼저 길을 낸 사람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가는 길을 따라가면 거기 길이 있다는 논리였다.

우리 인생도 안개가 끼고, 바람도 불고, 비도 내리고 어떤 경우에는 환영받지 못하는 것도 있다. 그런 곳에서 길을 찾는 것은 있는 길에서 벗어나지 않고 그 길을 따라 가는 것이다.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고 말씀하신 주님을 그대로 따르면 거기에서 모든 것이 열리게 되어 있다. 그 이유는 예수님의 길에 의지하고 몇 발자국 걸으면 정상이었던 것처럼 언제나 정상은 그 자리에 있었으나 올라가면서도 10분 남은 것으로 착각했으니 세발을 걷자 나왔다.

지혜로운 사람은 길 위에서 안내표지가 제시하는 대로 가면 되는 것이다. 그러면 먼저 지나간 사람에 의해서 목적지에 안전하게 도달하게 된다. 먼저 지난 사람의 지혜를 받아들이면 막막해서 보이지 않던 길에서 표지를 찾고 안전하게 가게 되어 있다. 현재 혼돈스러운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면 물어보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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