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온도 조절력 키우기
마음의 온도 조절력 키우기
  • 김재용
  • 승인 2018.09.13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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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목회 칼럼 23

지인들과 독서 모임을 해 오고 있다. 몇 가지 책을 편하게 읽고 만나서 커피를 마시면서 대화를 나누고 자녀들 문제도 의논하는 모임이다. “지우개 같은 사람들이 나를 지우려 할 때”(황지현)를 읽고 서로 소감을 나누기로 했다. 독서 도중 ‘마음의 온도’라는 흥미로운 글을 읽게 되었다. 마치 오늘 우리 집에서 일어난 듯 생생한 이야기라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나는 부모님께 기분 상하는 말을 들으면 금방 화를 낸다.

어느 날 아빠는 내게 무슨 화를 이렇게 빨리 내냐고 물으셨다. “화가 나게 하니 그렇지”라고 대답했지만 아빠는 그렇지 않다고 고개를 저으셨다.

“사람이 화를 내는 데에도 과정과 순서가 있는 법이야. 화가 나는 일이 있다고 해서 곧바로 화를 내면 안돼.”

아빠는 계속해서, 사람의 마음 상태가 1에서 10까지 있다면 평소 마음이 1이고 그 수치가 점점 올라가 마침내 10에 이를 때 화가 나는 거라고 말씀하셨다. 그런데 나는 1과 10사이의 수치가 생략된 채 단번에 10이 된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니 그런 것 같기도 했다. 나는 평소에 정말 빨리 화를 내는 듯했다.

어제 엄마는 커피를 드시겠다며 커피포트에다 물을 끓이셨다. 그런데 물이 평소보다 더 빨리 끓은 듯했다.

“어? 물이 벌써 다 끓었네. 왜 이렇게 빨리 끓었지?”

내가 묻자 엄마가 웃으며 대답해 주셨다.

“뜨거운 물을 넣었으니 더 빨리 끓었지.”

아! 나는 무릎을 쳤다. 이미 뜨거운 물은 끓는 데까지 과정이 거의 없었다. 차가운 물이 따뜻한 물로 변하기까지의 시간을 거치지 않았으니 빨리 끓을 수밖에.

나 역시도 평소에 따뜻한 물이 아니었나 싶다. 이미 따뜻했던 물은 끓어오르기까지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나도 평소에 항상 8로 생활하다 보니 조금만 자극을 받아도 금방 화를 터뜨리는 것이다. 이렇듯 바로 10에 도달하는 건 내 속에 뜨거운 물이 차 있다는 건데, 이건 좀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를 툭 잘못 건드렸다가 상대방까지 화상을 입을 수 있으니 말이다.

화가 나기까지 시간을 더 오래 끌기 위해, 평상시 내 마음의 온도를 낮추는 게 시급하다.

(황지현, “지우개 같은 사람들이 나를 지우려 할 때” 320~321 쪽)

우리의 마음의 온도는 몇 도나 되어 있는가? 황지현 작가는 자신의 일상의 경험을 토대로 우리로 하여금 생각하면서 자신의 마음의 온도를 체크해 보라는 질문을 던져주고 있다. 과연 우리의 마음의 운도는 얼마인가? 분노 표출이 많아지고 참지 못하고 끓어오르는 주변의 일들을 많이 발견하게 된다. 얼마 전 뉴스에 소개된 인천의 송도 아파트단지에서 자신의 차량에 아파트 관리업체에서 외부차량인 줄 알고 주차하지 말라고 경고 스티커를 붙인 것이 분하여, 주차장 입구에 차를 막아 놓고 사라진 사건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스티커를 제거하면 될 것인데 주민 차량에 경고스티커를 붙인 것에 불만을 품은 것이다.

우리 마음의 온도를 낮추면 배려가 생기고 예수님의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사랑의 온도가 올라갈 것이다. 노년이 되면 마음의 온도를 조절하기는 조절력을 갖추면 보다 많은 이들에게 따뜻한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지혜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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