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줄이기
속도 줄이기
  • 김재용
  • 승인 2018.09.06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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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목회 칼럼 22

민첩함은 시간이 지날수록 변화하기 시작한다. 같은 지방 교역자들과 군인교회 봉헌식에 동참할 기회가 있었다. 지방 교역자들이 함께 축하하기 위해 동행했다. 오전에 예배를 은혜 중에 마치고 점심식사를 한 이후 부대에서는 이벤트를 준비해 놓았다. 장병들과 젊은 교역자 축구 경기였다. ‘왕년에 운동 좀 했다.’ ‘조기 축구회에서 공 좀 다뤄보았다.’ 등 운동에 열심인 목회자들이 선수로 선발되었다. 물론 11명 모두 운동을 잘 하는 사람들은 아니었다. 그리고 형평성을 위해 20대 장병들이 아닌 30대 간부들이 상대 선수로 등장했다. 전후반 30분씩의 게임이 시작되었다. 부대 내에 있는 PX에서 축구화도 구입하고 새 신발을 신고 나온 교역자들은 자신감이 충만해 있었다. 공이 교역자들의 발끝에서 출발하기 시작했다. 공은 계속 가고 목회자 선수는 공이 가는 스피드만큼 나서지 못하고 넘어졌다. 가까스로 다시 공을 빼앗아 공격하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패스된 공이 진행해 가고 있는데 그 공을 받기 위해 달려가는 목사가 앞으로 넘어졌다. 과장된 표현으로 게임이 진행되는 동안 ‘여기서 퍽 저기서 퍽’ 하면서 쓰러졌다고 놀리곤 한다.

공이 눈앞에 있는데, 40~50대 교역자들이 달려가서 공을 컨트롤 하기에는 30대를 이길 능력이 되지 않았다고 서로 평가를 내렸다. 당연한 결과 일 것이다. 마음으로는 원인데, 공까지 이미 달려가 있는데 그렇게 생각하고 달려가다 보면, 다리는 늦고 머리와 가슴은 이미 몸의 균형을 맞추기 보다는 앞서 있어서 앞으로 넘어졌다는 분석이었다. 경기 결과는 당연한 결과가 나왔으니 더 이상 궁금해 할 이유도 없다.

최근에는 종종 70대 운전자가 운전 도중 카페로 돌진했다거나 스스로 사고를 발생시켰다는 뉴스를 접할 때가 있다. 고령의 운전자들이 브레이크를 작동시킨다는 것이 가속페달을 밟아서 정지가 아닌 가속이 되는 경우이거나, 핸들 조작을 하는 과정에서 차량의 움직이는 속도에 감응하여 조작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심한 경우에는 운동 후 낮 시간에 음주를 하여 사고를 발생하기도 했다. 우리의 생각은 몸의 반응보다 앞서가는 것 같다. 축구를 하면서도 2,3보 앞에 있는 공을 당장이라도 발길질 하면 찰 수 있다고 생각하게 만들고, 핸들을 잡으면 제어가 가능하다고 생각하게 만드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몸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인식하고 자신의 스피드를 내려놓아야 한다.

운동을 위해 구청에서 운영하는 체육센터에 가면 60대, 70대를 비롯해 고령의 어르신들께서도 정기적으로 열심히 운동하시는 모습을 본다. 그분들을 보면, 유독 열심히 러닝머신에서 스피드를 올리는 분을 뵙게 된다. 십중팔구 운동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되시는 분이다. 운동을 위해서 오셨으나 빨리 하면 지치기만 하고 사고에 노출되기 쉽기 때문에 대부분의 어르신들은 스피드는 느릴지 몰라도 오래 운동을 즐기고 있었다. 그것이 지혜라고 생각 들었다. 근육량을 늘리고 멋진 보디빌더가 되려는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심하게 근육에 자극을 줄 필요도 없다.

운동을 하는 시간을 늘려서 목표량에 도달하면 스피드나 힘들게 자극을 주고 운동하는 운동량을 맞추면 된다. 상황을 여유 있게 보고 조금 더 지혜롭게 행동을 하면 건강도 유지하며 행복도 유지할 수 있다고 본다. 운전도 그렇다. 빨리 가는 것이 능사가 아니기에 초보운전자라는 표시를 하는 것과 같이 차량 뒷면에 실버 운전자라고 표시하고 적정 속도를 유지하거나 운전이 힘든 지점에서는 보다 속도를 늦추고 안전하게 통과하는 지혜를 발휘하는 것이 더욱 좋은 일이라고 생각된다.

감정 조절도 속도를 줄여야 한다. 보통 뒷머리를 잡고 “억”하는 드라마 배우의 연기처럼 실제로 주변에서도 사례들이 많이 발생한다. 감정 스피드가 무척 빠르기 때문이다. 느긋하게 여유를 갖고 노년기에 접어든 사람은 속도 줄이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훈련하면 건강에도 유익을 얻고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노하기를 더디하는 자는 용사보다 낫고 자기의 마음을 다스리는 자는 성을 빼앗는 자보다 나으니라” (잠언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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